간식 만들고 노즈워크 만드는 게 자원봉사라고?

자원봉사라는 것은 사실 상당히 주관적인 부분입니다. 조금 과장하자면 그냥 이건 자원봉사다~라고 하면 자원봉사가 되는 느낌이랄까..? 저는 유기견 자원봉사를 한다고 하길래 당연히 유기견 센터 같은 곳에 가서 센터 청소해 주고 강아지들 산책시켜주고 그런 것만 생각했는데, 제 갇혀 있는 생각을 깨주고 "청년봉사단 좋은데?"라는 생각을 처음으로 가질 수 있도록 해준 그런 봉사였던 것 같습니다.

재미와 보람을 동시에

남양주 청년봉사단은 베이킹 스튜디오인 다산에 위치한 릴리클래스에서 모이기로 했습니다. 봉사를 하는데 요즘 유행하는 일일 클래스 수업을 듣는다고 하여 신기했습니다. 저희 집에서는 2시간은 걸리는 곳이라 10분 정도 늦었습니다ㅠ 도착해 보니 봉사 팀은 두 팀으로 나누어져서 한 팀은 노즈워크 만들기 팀, 한 팀은 강아지 수제 간식 만들기 팀으로 공간 관계상 두 팀이 번갈아 가며 진행했습니다. 저는 노즈워크 만들기 팀에 먼저 들어가게 되어, 1시간 정도 노즈워크를 만들고 뒤에 1시간은 강아지 수제 간식을 만들었습니다. 노즈워크는 자원봉사센터에 들어온 헌 옷이나 쓰고 남은 천, 부직포 등으로 만들었습니다. 노즈워크 만들기는 방충망 같은 곳에 앞에서 말한 천등을 끼워 넣어서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천 사이사이에 간식을 나중에 끼워 넣게 되었죠. 아무래도 첫 봉사이다 보니까 다들 어색해서 처음에는 조용했습니다. 그래도 도란도란 얘기를 하다 보니 조금은 친해졌습니다. 목적이 봉사시간 채우기이건, 사람 만나기이건, 아님 진짜 봉사를 위해서 이건 간에 봉사에 나온 사람들이라 그런지 다들 착했습니다. 그렇게 노즈워크를 완성해갈 무렵 수제 간식 만들기 팀이 돌아와서, 저희 팀이 수제 간식을 만들러 갔습니다.

수제 간식은 고구마 반죽을 이용한 치킨 모양의 간식이었는데요, 아래 사진을 보면 정말 치킨 같지 않나요? 금손 분들은 정말 잘 만들더군요.. 저는.. 크흠.. 고구마 반죽은 강사님이 준비해 주셨는데, 고구마랑 뭐랑 뭐랑 들어갔다고 했는데 기억이 가물가물합니다. 그래도 강아지들이 먹을 수 있는 것들을 조합으로 만들었다고 하시니 걱정은 안 하셔도 괜찮습니다. 사각형 테이블에 서서 만드는 것으로 진행되었습니다. 만드는 방법은 간단했습니다. 먼저 반죽이 조금 굳어 있어서 조물조물해서 좀 풀어주고, 반죽을 치킨 모양으로 만들어주고, 반죽에 튀김 가루(이것도 일반 튀김 가루가 아닌 애견용입니다!)를 잘 묻히기 위해서 어떤 걸(기억이..) 발라주고, 가루 묻히고 오븐에 넣어서 돌려주면 끝! 사실 반죽 만드는 게 시간이 오래 걸릴 것 같은데, 다 준비해 주셔서 금방이었습니다. 봉사 단원들과 이야기하면서 만드니 시간도 더 빨리 가고 재밌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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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분과 함께한 고구마 반죽으로 만든 치킨 모양 유기견 간식

그렇게 강아지 수제 간식과 노즈워크를 만들고 단체샷을 찍었습니다. 발대식보다는 많은 단원들이 모인 게 보이죠? 이렇게 두 팀이 모여서 사진을 찍고 유기견 센터에 저희가 만든 것들을 전달하러 이동하였습니다. 차로 30분 정도 거리에 있는 남양주시에서 제가 알기론 가장 큰 유기견 센터입니다. 유기견 센터에서는 위치 정보를 봉사 오는 사람들이 아니면 공유하고 있지 않습니다. 왜 그런지 이유가 궁금해서 물어보니, 유기견 센터에 와서 몰래 강아지들을 유기하고 가는 사람들이 있다고 하네요... 정말 황당했습니다. 요즘 강아지나 고양이 등의 반려동물을 키우는 분들이 상당히 많이 늘어난 것을 느낍니다. 그런데 아무리 강아지, 고양이가 이쁘더라도 키울 수 있는 환경과 여력을 갖추신 분들이 키우면 좋겠습니다. 책임감 없는 분들과 살다가 유기된 반려동물들은 얼마나 마음이 아플까요..​

아무튼 유기견 센터에는 최소 강아지만 200마리(?)는 넘어 보였고, 고양이도 20마리 이상 있었습니다. 소형견부터 대형견까지 종류도 다양했고, 들어온 지 오래된 아이들부터 한 달도 안 된 아이들까지 가지각색이었습니다. 저희는 저희가 만든 간식을 손수 아이들에게 먹여주었습니다. 동화 속 피리 부는 사나이가 된 것처럼 강아지들이 우수수 따라왔습니다. 노즈워크에도 간식을 넣어 줬는데, 사실 노즈워크는 조금 패착이었습니다. 노즈워크를 천으로 만들었는데, 여기에 아이들이 소변을 누면 빨아야 하는데, 일일이 다 빨기가 어렵다는 말씀이 있었습니다. 사실상 일회용으로 사용이 되었습니다. 그래도 이번 일을 계기로 하나 배운 것 같습니다. 유기견 센터여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강아지들 중에는 슬픈 눈이나 행동을 보이는 아이들이 정말 많았습니다. 저 뿐만이 아니라 같이 간 사람들도 강이지들이 불쌍해 보인다는 말을 많이 했고, 데려가고 싶다는 사람도 많았습니다. 제발 유기되는 아이들이 없어지면 좋겠네요. 그래도 그런 아이들이 간식을 너무 맛있게 먹어줘서 좋았고 뿌듯했습니다.

유기견들

느낀 점

앞에서도 말했지만 사실 처음에는 간식 만들고 노즈워크 만드는 게 자원봉사라고?라는 생각이 조금 있었습니다. 실제로 만들 때까지는 재미는 있었지만, 봉사라는 생각은 들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유기견 센터에 가서 전달해 주고 직접 강아지들에게 간식도 먹이니까 그 보람을 느꼈습니다. 사실 이번 봉사는 시작일 뿐입니다. 이후에도 흔히 생각할 수 있는 연탄 나르기 같은 봉사가 아닌 새로운 봉사들이 청년 봉사단에게 주어졌습니다. 누군가는 그게 봉사냐!?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그래도 아무것도 하지 않는 사람들보다는 낫지 않을까요? 아, 그렇다고 제가 뭐 우월감을 느끼려고 봉사하는 것은 아닙니다.

그리고 유기견 유기묘가 너무 많아지고 있다고 유기견 센터장님도 말씀하셨습니다. 점점 관리가 힘들어지고 있다고 하네요. 모두가 경각심을 가져야 하지 않나 싶습니다.